잠실(蠶室). 누에를 치는 방. 나는 그 뜻을 처음 알았을 때의 낯선 감각을 아직 기억한다. 조선 시대 국가가 운영한 잠실은 한성부와 근교에 세 곳이 있었다. 서대문구 신촌의 서잠실, 잠원동의 신잠실, 그리고 송파의 동잠실이었다. 명주를 만드는 누에는 하늘이 내린 벌레라는 뜻에서 천충(天蟲)이라 불리며 신성하게 여겨졌다. 조선은 양잠을 국가적으로 장려했고, 왕실이 이를 직접 관장했다. 잠실도회(蠶室都會)라는 국립 양잠소가 이곳에 설치되었고, 각 지역에서 생산된 실은 승정원에 바쳐졌다. 원래 잠실은 한강 범람원 위에 형성된 부리도(浮里島)였다. 조선은 이 섬에 뽕밭을 조성하고 잠실을 두었다. 섬이었다. 잠실은 섬이었다. 도성의 동쪽, 한강 한가운데에 뽕잎 냄새를 품고 떠 있던 섬이었다. 1971년 송파강이 매립되며 2.5㎢ 규모의 육지가 되었고, 1973년에는 주변 지역을 포함한 11.2㎢ 부지에 잠실아파트와 잠실종합운동장을 건설하는 종합개발계획이 추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