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실 정치에 엮이는 걸 대단히 싫어한다. 어느 정도로 싫어하냐면 소개팅으로 잘 되어가던 여자가 정치인 집안인 거 알고 바로 정리할 정도였다. 그래서 집회 참여도 이번 부정선거건이 처음이다. 내가 성인이 되고나서 우리 나라에 수많은 시위가 있었는데, 대통령들 탄핵부터 반미, 반일, 반중 시위에 이르기까지 단 한 번도 참여하지 않았던 이유는 어떤 주제든, 계기가 어떻든 어느 한 쪽은 반드시 정치적 이득이 생기는 당파 싸움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건은 정치색의 싸움이 아니다. 국가 기관이 국민의 권리를 침해하고 자유를 위협한, 국민과 권력 집단간의 문제이다. 잠실 집회를 보면서 이 정도로 대규모로 이뤄지는 데도 부상자가 거의 안생기는 이유는 수준 높은 시민 의식 때문이라 생각한다. 반대로 수준 높은 국민들의 평화 시위에 반응하기엔 이 나라는 한참 수준 낮고 멍청한 정치인들을 가지고 있다. 유럽이나 미국이었으면 이미 도시가 불탈 정도로 폭동이 일어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