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부정선거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권력의 입김이 선거를 오염시키지 못하게 하기 위해, 정부로부터 거리를 둔 독립기구가 필요했다. 그래서 선관위는 헌법이 직접 세운 기관이 되었다. 대통령이 3인을 임명하고, 국회가 3인을 선출하며, 대법원장이 3인을 지명하는 9인 구조. 그리고 그 위원회는 전국으로 뻗어 내려가 거대한 선거관리 체계를 이룬다. 제도 설계만 놓고 보면, 그것은 선거를 권력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쌓아 올린 성벽이었다. 단단하고 정교하며 쉽게 흔들리지 않는 성벽. 그러나 역사는 늘 같은 방식으로 타락한다. 처음에는 권력을 견제하기 위해 만든 장치가, 결국 스스로 하나의 권력이 되는 것이다. 선관위의 권한은 많은 사람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넓다.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선거는 물론이고,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와 지방의회 선거, 각종 위탁선거, 정치자금 사무, 선거 관련 조사와 법률 해석, 사이버 영역 대응까지 포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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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투표지사태 부정선거론과 달라…주권감수성, 저도 반성"(서울=연합뉴스) 이상현 노선웅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8일 6·3 지방선거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해 '부정선거'와는 전혀 다른 문제라고 밝혔다.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가진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대응 방안을 묻자 먼저 "어처구니없는 일"이라며 "모범적 민주국가 대한민국, 이 모든 것을 한순간에 깡그리 망가뜨린 것"이라고 지적했다.이어 "(비판이) 부정선거론하고 좀 뒤섞여 있기는 한데 좀 다르다"며 "정치적 목적을 갖고 명백히 사실이 아닌 것을 끊임없는 선동과 세뇌를 통해 뭔가 세력화의 수단으로 삼는 것과, '우리 대한민국에서 어떻게 투표를 못할 수가 있어'라는 문제 제기는 차원이 다르다"고 강조했다.또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투표권 행사를 정부가 이렇게 대책 없이 속된 말로 어영부영 대충해서 주권 행사를 못 하게 했다? 이것은 표의 숫자나 결과의 문제가 아니라 그 자체가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규정했다.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그 문제를 지적하는 청년들이 참으로 귀하고 존경할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나도 그 생각을 못 했다"면서 "'열 몇 명이 투표를 못 했다고 하는데 투표 결과에 영향도 없고'라고 생각한 측면이 없지 않다"고 고백했다.이어 "우리 같은 사람들은 일종의, 둔감해졌다 그럴까. 주권감수성 부족. 이런 것이 아니었나 싶은 반성이 들더라. 몇 표와 결과의 문제가 아니라 원칙에 관한 문제다"라며 "(청년들이) 대한민국 주권 행사에 관한 근본의 문제라고 제기한 것에 대해 저도 많이 반성한다"고 거듭 강조했다.이 대통령은 향후 추가 조치에 대해선 "일부러 그랬나. 근본적, 구조적 문제가 있었나 알아야 할 것 아닌가. (그래서) 합수본을 꾸려 수사를 빨리 하자고 했다"며 "독립기관의 문제이니 정부 주요 요인들을 만나서 어떻게 접근하는 게 맞는지 의견도 들어보려 한다"고 설명했다.[사진=김도훈 기자]#연합뉴스 #yonhapnews #이재명_대통령 #취임1주년 #기자회견 #지방선거 #투표용지
기록의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