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부쳐 우리는 보았다. 민중의 피어린 투쟁으로 쟁취한 권리들이 침해되는 것을. 우리의 선배들이 이 땅의 수많은 현장에서 얻어낸 권리들이 선거관리위원회의 무능한 관료들에 의해 짓밟혔다. 2026년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일, 전국 투표소 14,288개 투표소 중 50개소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일어났다. 그중 22곳은 투표가 중단되었다. 주권자로서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 모인 시민들은,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로 인해 법으로 보장받는 참정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그대로 자리를 떠야만 했다. 「헌법」 제24조에 따르면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선거권을 가진다.” 이어서 「공직선거법」 제6조 1항에 따르면 “국가는 선거권자가 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이번 사태는 법체계에 규정된 민주주의의 기본 권리조차 유린된 것이다. 그날 투표소 앞에서 권리 행사를 못하고 돌아가야만 했던, 수많은 시민들에 대해 선거관리위원회는 책임자들의 사과와 사퇴 말고 어떤 책임을 질 것인가? 선거관리위원회의 방만한 선거 운영의 또 다른 문제는, 쿠데타 세력이 주장하는 ‘부정선거’ 음모론에 빌미를 부여한 것이다. 2020년,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 이후 일각에서 촉발된 ‘부정선거’ 음모론은 그동안 여러 차례의 재검표와 대법원 판결을 통해 물리적 증거가 없다고 드러났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쿠데타 세력이 가장 원하던 빌미를 제공함으로써 단순한 선거 관리 부실 문제를 넘어 민주공화정 체제에 거대한 타격을 주었다. 선거 관리 실패로 인한 기본 규칙의 붕괴는 시민들을 서로가 서로를 믿을 수 없는 상황으로 몰아넣었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무엇인가? 첫째, 무능한 관료주의와 행정체계가 선거에 대한 신뢰를 근본부터 무너뜨린 것. 둘째, 군부독재 시기로 시계를 돌리려고 하는 쿠데타 세력이 이를 이용해 우리가 쌓아올린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것. 셋째, 건강한 시민사회를 만들고 공론장을 구축할 수 있는 모든 동력이 멈춰버린 것. 피맺힌 민중의 역사 속에 도도히 이어져 온 민주주의의 대장정이 여기서 끝나는 것을 우리는 좌시할 수 없다. 우리는 요구한다. 하나, 사태의 진상규명과 함께 관련된 모든 책임자를 처벌하라. 하나,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한 근원적이고 실질적인 대책을 수립하라. 하나, 쿠데타 세력은 시민들의 정당한 분노를 사익을 위해 이용말라. 2026년 6월 6일 전남대학교 사회학과 22학번 문인표 전남대학교 사회학과 22학번 장이주 #민주주의 #선거 #대학 #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