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 왜 하세요?라는 질문(을 가장한 조롱)이 극우 사이에 유행이라는데, 난 이 발화야말로 극우의 세계관을 보여주는 단적인 증거라고 본다. 좌파나 우파를 '—하다'는 동사로 인지하는 것 말이다. 보통 사람들은 왜 보수가 됐어요? 왜 진보가 됐어요? 라고 묻는다. 이 편이 훨씬 자연스럽다. 정치성향이란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이자 정체성이다. 이념은 수행보다도 한 인간의 역사적 경험, 철학, 가치관이 오랜 시간 축적되어 형성'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 디지털 공간, 특히 숏폼과 SNS에 절여진 세대에게 이념이란 내가 오늘 선택한 서사나 놀이에 불과하다. 언제든 갈아끼울 수 있는. 그래서 이들은 자기가 우파을 '하는 것'이라고 인식하니까 당연히 좌파에게도 왜 '하냐'고 묻는 것이다. 이들에게 보수주의의 일관된 이념이 없고 오로지 쳐부숴야 할 적에 대한 증오만이 있는 것도, 이들이 우파가 '된' 사람이 아니라는 증거다. 이들은 속은 텅 비어있으면서 우파를 '하고 있다'